지극히 존경하올 교황 성하
본인, 전주교구의 제6대 교구장 주교 박 미카엘(정일)은 본교구의 관할지역 내의 출신으로 한국 천구교회 역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순교자 5명을 시복, 시성해 주시기를 청하며, 할수 있는한 빠른 시일 안에 교황 성하의 운허 있으시기를 희망합니다.
시복,시성의 청원 대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윤지충(바오로) 1759-1791 호교자
권상연(야고보) 1751-1791 호교자
유항검(아우구스티노) 1754-1801 호남의 첫 신자
유중철(요한) 1779-1802 부부 동정
이순이(루갈다) 1782-1802 부부 동정

저희 교구 안에는 한국교회의 창립 직후에 신앙을 옹호하고 전파하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유명, 무명의 순교자들이 백여명 있습니다. 이 순교자들이 모수 시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신자들의 한결같은 염원입니다. 본인은 신자들의 이러한 염원을 수렴하기 위하여 시복, 시성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본 교구의 순교자들 가운데서 특별히 이 지역 교회의 초석을 놓았고 신앙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오늘날에도 본 교구와 전 한국교회의 추앙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다섯 순교자들을 엄선하여 시복, 시성을 청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다섯 분의 순교자들은 지난 1984년 5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시성의 영광을 누렸던 103위 성인들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분들로서 한국 천주교회의 창립(1794) 직후의 순교자들이며 한국천주교회의순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전국적 차원에서 순교자들의 시복과 시성을 추진할 때 역사적으로 수차례 반복되었던 박해 중에서 파리 외방 선교사들이 입국하여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 일어났던 기해(1839), 병오(1846). 병인(1866)의 대박해를 중심으로 103위 후보자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박해 이전에 있는 전주 교구를 비롯한 한국교회 초기의 순교자들은 모두 제외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을 계기로 이미 시복된 103위의 복자들이 교황 성하의 특별하신 배려로 시성될수 있도록 전(全)한국 교회가 힘을 모아야했기 때문에, 저희 교구내의 순교자들이 시복도 되지 못했음을 죄스럽게 여기고 아쉬워하면서도 청원조차 하지 못할 형편이었습니다.

저희 전주교구는 지난해(1987) 자치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이하여 과거를 반성하고 앞날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교구의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과 여러 가지 제안이 신중하게 논의되던 이때가 바로 본 교구 출신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의 열망에 박차를 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전주교구의 내적 및 외적 성장에 기여한 많은 요인중에 큰 몫을 차지했던 내용이 순교 선열들 특히 이 고장에서 순교하신 분들의 정신을 이어받고, 또 신앙을 전파해 왔던 성지자, 수도자를 포함한 많은 신자들의 힘이라고 평가되면서, 전주교구 초기의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의 강력히 요청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주교구의 책임을 맡고 있는 본 주교는 교구 내 신자들의 자발적인 신심과 그 신심 행위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시복, 시성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성 후보자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한 결과, 동정부부 순교자인 유요한과 이루갈다, 이들의 동정생활을 보호한 아버지며, 이 지역의 첫 번째 신자인 유아우구스티노, 그리고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호교론자이며 순교자들은 윤 바오로와 권 야고보만을 시성의 후부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청원서에 첨부된 후보자 5명의 약전에서 볼수 있듯이 이 다섯 분의 순교 사실과 신앙으로 다져진 영웅적 생애는 교회 안의 자료 뿐 아니라 교회 박의 자료, 특히 그들이 순교할 당시 재판 기록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한결같이 신앙과 성덕에 있어서 모든 신앙인들의 모범이되고 있으므로 공경의 대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으며, 외교인들에게도 참다운 인생의 귀감이 될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본 주교와 뜻을 같이하는 교구내의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는 시복, 시성의 후보자로선정된 다섯 분의 순교자들이 이미 천상에서 하느님과 함께 끝없는 영광을 누리고 계심을 의심의 여지없이 믿고 있으며, 그분들이 남긴 신앙의 유산과 그분들이 피흘려 가꾸어 놓은 지역교회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전구는 오늘도 우리를 겪려하고 도와주는 보이지 않는 힘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조들을 모시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 지역교회의 초석이된 이분들을 공식적으로 선언된 성인으로 장엄하게 공경하기를 희망하며, 그분들의 실천적 신앙을 오늘의 사회에 널리 전파함으로써 ‘구원의 성사인 교회’의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고자 합니다. 또 이분들이 시성되어, 온 세계에 공경의 대산자로 선포되면, 세상의 성화를 위한 ‘반대받는 표적’의 가치가 역력히 드러날 것을 확신합니다.

시복, 시성은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관계 당국의 지시와 협조에 성실히 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외람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난 1976년 미국의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던 제 41차 세계 성체대회를 전후하여 미국의 시튼 수녀와 뉴만 주교의 시복, 시성식은 미국 교회 성장에 새로운 계기가 되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례의 아름다운 조화를 부러워하는 우리는 저희교구에서 추천한 후보 5명 중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동정부부의 동정 생활결심이 성체 성사와 관련된 위대한 결정이기에 하느님의 특별한 도우심을 받는 교황 성하께서 1989년 10월로 예정된 성체 대회에 앞서 이 후보자들에게 시성의 영광을 베풀어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끝으로, 영원한 동정부부이신 성요셉과 성마리아께서도 자신들을 본받아 동정을 지키며 살던 유요한과 이루갈다를 포함한 다섯분의 순교자들의 시성을 위하여 전구해 주실 것을 의심치 않으며, 자녀다운 효성으로 성하의 사도적 축복을 청합니다.

천주교 전주교구장
주교 박정일(미카엘)